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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행복한 삶

  오전에 강동에 들렸다. 만식형님이 계시기는 하지만, 남의 사무실인지라 조심스런 마음에 파리***빵집에서 커피한잔을 앞에 놓고 오랜만에 담소를 나눴다. 만식형님과의 담소주제는 거의 행복한 삶이며, 행복에 대한 크기도 비슷해서 통하는게 좀 있는 편이다. 많은 것,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며, 그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 수 있도록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이 만식형님의 지론이며, 나도 또한 동의하는 바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지금 행복한 것일까?" "내가 가는 길이 행복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 너무나 소소하지만 그래서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의 존재만으로 눈물나게 고마운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틀릴 수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가족이다. 물론 좀 더 궁극적으로 질문을 밀고 나아가면, 그런 행복을 느끼는 나라는 존재의 실체여부에 대한 의문까지도 갈 수 있지만, 지금은 철학시간이 아니므로, 그냥 현상적으로 보이고,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것들에 대한 것만 이야기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와 가족의 행복한 삶에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어느 하루를 그려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아침에 5시경 일어나서, 간단한 기공체조와 권법으로 몸을 풀고, 명상 후 책을 읽는다. 학교 갈 아이들을 깨우고,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서 아침식사를 한다. 출근하는 길이 아이들의 등교길이라, 아이들과 함께 문을 나선다. 아이들이 학교가는 길 내내, 재잘대며 수다를 떤다. 출근해서 일과를 보고, 점심때가 되면 집에 가서 집사람과 함께 점심을 먹고, 30분정도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독서를 하기도 하며, 블로그를 확인해보기 하면서, 향기 좋은 커피를 함께 마신다. 오후 일과를 좀 일찍 끝내고, 유진이가 돌아올 시간에 맞추어서 집앞에서 기다린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유진이의 손을 붙잡고, 공원을 산책도 하고, 유진이의 수다에 응수하기도 하며, 유진이가 펼쳐가는 세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본다. 경아가 차려준 맛있는 저녁을 먹고, 온 가족이 동네공원산책을 나간다. 유진이와 수진이는 끊임없이 떠들고, 경아와 난 손을 꼭 잡고,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며 하루 일과중 재미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돌아와서는 유진이가 힘들어 하는 과목을 함께 공부한다. 나는 믿는다. 유진이가 과목별 점수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것을.... 그래서, 유진이의 점수에는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다만, 유진이와 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으로써 교과서와 시험지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잠자리에 들기전 유진이와 수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동화책을 읽어준다. 물 한잔을 나눠마시고는 불현듯 생각난, 할아버지께 전화를 걸어서, 작은 행복하나를 선물해드린다. 유진이와 수진이의 목소리^^ 오늘 하루도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어요!

이런 하루가 그려진다. 사업적으로 뭔가 큰 것을 이루거나, 애터지게 무언가를 이루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와 시간을 즐기며 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것이 힘들일일까?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이런 나의 행복에 부합하는 일일까?
잠들기 전,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도 여전히 질문으로 남아 있는 질문들이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