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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아직 멀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주던 울타리를 넘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서 첫 발을 내딛었다. 폼나지도, 신나지도, 어마어마하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훗날 돌이켜 보면,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나에게는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하지만, 나와 함께 하는 사업동료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하긴, 그들과 꿈을 나눌만큼 깊이있게 나눈 적도 없으니 당연하다. 그들이 나를 알 수 없고, 내가 그들을 알 수 없는 것은 어차피 내 인생에 던져진 화두이다.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그도 아니며, 나도 아니다. 내 속에 있는 나에 관해서 말하고 싶다.

 누군가가 나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개판이라고 평가했다. 정확하게 개판이라고 했다. 두 번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속이 상했다는 거다. 누군가에는 가족과 목숨을 걸만큼 소중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일이 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속이 상했다. 속이 상하다. 속상하다. 마음으로는 그를 들어서 던지고 있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몸뚱아리를 들어올려 내던지는 것만큼은 자신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리하지 않았다. 그리하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그를 향해서 걸어가면서 그는 왜 여기 있는가? 나는 또 왜 그 앞에 이렇게 이런 모습으로 서 있는가?를 생각했다. 우리의 인연이 어디에서 출발해서 여기까지 온 것인가? 내던졌다. 내리쳤다. 그가 아니다. 나를 내려쳤다.
 나는 알고 있는가? 그의 꿈을 진심으로 알고 싶어했는가? 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물어 본 적이 있던가? 그는 그의 길을 갔고, 나는 나의 길을 갔다. 그것이 전부다.
 다만, 내가 화가 나는 것은 내가 나를 통제하지 못함이다. 내가 그를 어찌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나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  호접지몽, 나비의 꿈이 장자인가, 장자의 꿈이 나비인가? 왜 허상에 휘둘려 진상이 상처를 입는가? 
 나는 오늘 또 하나 깨달음을 얻는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일지만, 누군가에는 똑같은 일이 개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어느 쪽을 보며 살아가느냐 하는 문제일뿐이라는 것을, 나를 버리고자 하나 여전히 나라는 단단한 껍질속에 살고 있음을 자각한다. 아직 갈 길이 멀었음을 또 한번 인정한다. 오늘의 이 깨달음을 준 모든 사람과 가야 할 길을 보여준 상우형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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