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LIFE

선물


12월하면 생각나는 건, 역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하면 생각나는 것 역시 선물이다. 어떤 이유로든, 무엇이 되었든, 선물을 받는 다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이 설레임으로 가득차는 것 처럼, 선물은 사람을 붕 떠게 한다. 하지만, 그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설레임은 시간과 시간 속에서 일상이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선물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결국, 우리는 수 많은 선물더미 속에서 또 다른 선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 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선물을 받을 것이며, 또 줄것인가?
 
 나는 선물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 선물들은 일상이 되어서 나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래서, 그 선물을 처음 받았을 때의 설레임과 기쁨을 종종 잊어버리고 산다.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유진,수진이다. 큰 딸과 작은 딸이다. 그들이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엄마와 그들을 이어 주던 탯줄을 내 손으로 잘라 주었다. 가위질 사이로 미끄덩 지나가는 탯줄의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과 행복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들이 웃는 모습은 봄빛아래 언 땅을 깨고 살포기 고개를 내미는 개나리꽃보다 더 큰 감동과 기쁨을 준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명의 빛은 우리 소유물이 아니다. 내가 탯줄을 끊었을 때, 그들과 우리 사이에 소유의 관계는 끝난 것이다. 그들은 나이면서 동시에 내가 아니다. 하늘이 내려 준 가장 큰 선물인 것이다.
 최근에야 나는 또 한가지 깨닫는 바가 있었다. 그것은 아내 또한  하늘이 준 선물이라는 것이다. 유진이와 수진는 우리로 인해서, 우리를 통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으므로 당연히 선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그저 인연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오천년 인연!! 하지만, 최근에야 깨달았다. 아내-경아 또한 하늘이 나에게 내려준 큰 선물이라는 것을...! 경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기때문에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서, 그와 내가 부부의 인연을 맺은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물이었다. 하늘이 나에게 내려준 선물!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나를 온전하게 이끌어 주시기 위해서 나에게 내려준 선물이었다.
 그래서, 너무나 감사하다. 누군가는 이 세상이 악으로 가득차서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이 살만한 이유를 꼭 한가지 들어라면, 하늘이 준 선물이 너무나 크고 감사하기때문일것이다. 오늘도 우리 가족과 누나가족, 그리고 부모님의 평화와 안녕 그리고 행복을 기원하는 명상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추신 : 내가 명상을 하고 있으려니, 유진이도 슬며시 옆에 앉는다.
              '아빠! 뭐 해?'
              '명상!'
              '명상이 뭐냐? 기도 같은 거야?'
              '그렇지! 기도하는 거야! 유진이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빠랑 같이 명상할까?'
              '응!!^^'
           그렇게 말하고는 제법 의젓하게 앉아 있더니, 또 재잘거린다.
               '아빠! 내가 뭐라고 기도했께?'
               '몰라! 뭐라고 기도했지 우리 유진이가?'
               '으응 말이야~! 첫째, 윤상.윤철이 오빠야가 할머니 말  잘 듣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둘째는
                둘째는 말이야, 아빠 돈 많이 벌어달라고 기도했고, 세번째는 으음~세번째는 우리 가족 아프
                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
          우리 유진이 많이 큰 거 같다. 유진아!! 잘 자라줘서 고마워!! 
          오늘은 명상시간이 유난히 길었다. 문득, 휴대폰을 열어보니, 상우형님내외분이 전화를 하셨다.
          이런~~! 전화를 하기엔 너무 늦었다. 상우형님 편안히 주무시고,내일 아침 일찍 전화드릴께요!!  
          나도 이제 자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