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내 것?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을 읽었던 때가 1991년의 어느 봄날이었던 같다. 계명대 철학과에 입학해서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 라는 질문에 한창 빠져 있을 때였던 것 같다. 사실 이 질문의 답이 궁금해서 삼수까지 해서 계명대철학과를 갔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어디에서도 듣고 싶은 답을 들을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당시의 사회환경이 어수선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철학, 정치철학, 환경철학이 대세였고, 한가롭게 존재론적 질문에 심취할 수 있었던 분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나마 실마리를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던 과목이 동양철학이었다. 그래서, 논어, 도덕경, 장자, 반야심경등을 거쳐서 손에 쥐게 된 책이 법정스님의 무소유였다. 이 책을 통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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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느낌일까? 의지일까?
1991년 봄, 대구에 있는 한 교회에서 문득 떠올랐던 질문이다. 믿음은 느낌에 속하는 것일까, 아니면 의지에 속하는 것일까? 그 당시, 나는 하나님을 느끼고 싶었고, 만지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만질 수도 없었고, 느낄 수도 없었다. 다만, 성경책만 부여 잡고 기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심경이 답답했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하나님이 진정으로 존재하신다면, 예수님이 진정으로 우리를 위해 죽으셨고, 부활하셨다면 내가 일상 속에서 보고 듣고 만지는 세상 모든 만물처럼 하나님과 예수님도 그렇게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존재이기를 기대했었던 것 같다. 그런 나의 기대와는 달리 그 분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고, 들려 주지 않았다. 그래서, 교회에서 조금씩 거리가 멀어진 것 같다. 2010년 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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