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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이기는 정몽구 지지 않는 이건희

 

정몽구와 이건희, 우리나라 기업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총수들에 관한 이야기~~! 그래서, 일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허덕대고 있는 나같은 사람과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져서일까? 아니면, 으레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과정을 제 3자들이 대필해서 엮어낸 영웅담들을 많이 접해서일까? 이유는 잘모르겠지만, 책제목이 심히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넘긴 이유는 정몽구와 이건희라는 이름이 동시에 들어간 제목이 주는 호기심때문이었다. 또한, 두 사람의 이름이 같이 들어갔으니, 적어도 성공한 사람들을 미화하고 영웅담을 만들기 위한 책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거기에 정주영.이병철회장에 대한 글을 많이 발표한, 지은이 박상하의 이력에 대한 믿음도 다소 힘을 보태어서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재벌2세들의 이야기인만큼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서 성장해온 이야기를 하고 있고,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후계자로 양성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 3장에서는 재벌2세가 아닌 삼성과 현대라는 기업의 회장으로서 기업을 이끌어가는 이건희와 정몽구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저자는 왜 이병철과 정주영이 아니라, 이건희와 정몽구를 이야기하려고 하는가이다. 이건희와 정몽구가 재벌2세경영자들 가운데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적을 이룬 인물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현역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개를 드는 의문을 꾹 누르고, 책을 읽다보니 그 의문점이 풀리는 듯 했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영웅담, 한 국가들 대표하는 기업의 간접광고와 같은 식상한 이야기를 말하려고 집필한 책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아직도 진행중인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서 지나간 과거의 박제된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펄뜩이는 생선의 생동감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싶은 필자의 마음이 이건희와 정몽구로 이끈 것이 아닌가 한다. 거대한 기업의 거대한 이야기보다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아들로서, 변화무쌍하고 험난한 시대를 어떻게 헤치며 살아왔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미 성공한 기업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성공을 꿈꾸며 험난한 바다를 헤쳐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직접한 목격하면 온 몸으로 경영을 배운 정몽구, 장자는 아니었지만, 미국유학과 동양방송등을 거치면서 아버지와 장인어른에게 경영수업을 차곡차곡 받으며 성장한 엘리트 이건희의 모습은 곧 아버지 정주영, 이병철회장의 모습이었다. “이기는 정몽구, 지지않는 이건희“라는 책은, 이렇게 회장과 후계자의 이야기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느껴졌던 웬지 모를 거부감, 나와는 동떨어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쯤으로 치부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바로 나의 이야기, 나의 아버지의 이야기로 다가오게 된다. 그래서, 그들이 겪었고, 이겨냈던 고난과 고통의 크기에 비해서, 나의 고난과 고통이 훨씬 작음에 위안을 받고, 장애물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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